기술 부족한 삼성D, 영업이익률 낮은 LGD…고민해결 쉽지 않은 대형 OLED
입력 2022.02.17 07:00
    삼성D, 부족한 대형 OLED 생산량…LGD 99% 독점 체제 깰 수 있을까
    LGD, 대형 OLED 영업이익률 0%…막대한 투자 비용 회수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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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OLED 패널을 탑재한 신제품 TV 출시를 앞두고 삼성과 LG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OLED 사업을 향한 양사의 고민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밀어온 LCD 분야는 패널 단가 인하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고, OLED 분야는 상대적으로 '걸음마' 단계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이후 OLED 투자로 막대한 비용을 썼지만, 아직 실적에는 주효하지 않은 상태다. 양사 모두 단기간에 고민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4일 퀀텀닷(QD)-OLED를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사업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3년 삼성전자에 OLED TV용 패널을 납품했었지만, 수율 문제로 2014년 이후 생산을 중단했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한종희 부회장이 나서 "OLED를 영원히 안 한다"고 할 만큼 OLED TV 출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LCD 패널 단가 인하로 대형 사업부 적자가 이어지자 지난해 3월 LCD 패널 생산 중단 계획을 밝히고, QD-OLED로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OLED 패널의 대중화도 사업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25억달러(약 50조9000억원) 수준이었던 전세계 OLED 패널 매출은 연평균 8% 성장해 2026년에는 630억달러(약 75조5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TV용 OLED 패널은 2026년까지 연평균 9% 성장해 64억달러(약7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2022년 LCD에서 QD-OLED로의 사업 재편을 계획대로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QD-OLED를 통한 프리미엄 TV 제품군에서의 리더십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두 회사의 직접 경쟁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생산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생산량은 월 3만장인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월 17만장을 생산 중이다. 특히, 전 세계 TV OLED 패널 공급의 99%는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TV 사업의 방향을 아직 못 잡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의 디스플레이 담당 연구원은 "그동안 마케팅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TV 패널 기술을 보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매력도는 낮은 편이다"며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QLED 등 각종 LCD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을 공급받을 거란 협력설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OLED TV 패널 출하량은 745만대로, 삼성전자에 패널을 납품할 경우 올해 목표치인 1000만대 달성에 무리가 없을 거란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 QD-OLED 패널의 제한적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의 대형 OLED 거래를 3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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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장기 성장 동력인 OLED TV 패널이 아직은 실적개선에 주효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OLED TV 부문 매출액은 5조5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7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사실상 0%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추정 영업이익은 439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을 7%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투자금 회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전 세계 유일하게 TV용 OLED 패널 양산에 나선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시장 개화 지연, 생산 및 공급 차질로 적자가 이어졌다.

      OLED가 이익 기여를 못 하는 상황에서 영업이익 비중이 더 큰 LCD TV 패널마저 수익성이 악화해 실적이 부진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TV용 LCD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약 2% 줄어든 2억5400만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김소원 연구원은 "LCD 패널 판가의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며 "LCD TV 패널의 영업 적자가 실적 약세를 주도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LG디스플레이에 도움이 될 거냐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한 디스플레이 담당 연구원은 "TV용 OLED 패널의 CAPA가 1000만대고, 작년에 745만대 팔렸다"며 "삼성전자에 팔지 않더라도 기존 고객사 물량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 올해 목표치는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존 고객사에 줄 물량을 줄여서 삼성에 공급하게 되니, LG디스플레이의 단기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작년 전체 TV세트 시장은 10% 초반의 역성장을 했지만, 자사의 OLED는 하이엔드 TV 시장을 견인하며, 4분기 전체 하이엔드 내 3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했다"며 "올해 연간 20% 이상의 (대형 OLED) 패널 추가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